구멍 hole


구멍에 관한 10초 애니메이션

10seconds animation about a Hole



Credit
animation : Kim Jooim
sound : Bunsugong


애니메이션 animation

구멍 | Hole | 2015.2016.2017 






하루 한편 그리고 10초


애니메이션은 시간성을 가지는 예술이다.
예술이 시간성을 가진다고 얘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상이나 음악, 공연 안에서 흐르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나같은 사람에겐 작품을 만드는 동안의 시간으로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영화제나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 상영될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 또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느라 수년 동안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은 적이 있다.
움직임을 한 프레임씩 그리고 있다 보면 타블렛 펜심이 닳아가는 줄도 모르고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갔다.
애니메이션 학과에서 공부하던 무렵에 과제와 졸업작품 제작에 지쳐있던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작품을 만드는 것에 열의를 잃고 학교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학교에서 과제 제출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 것에 회의를 느끼던 중
몇몇 친구들이 힘을 모아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을 열었다.
나 또한 10초 정도의 러닝타임이면  애니메이션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해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 참여한다는 핑계로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곤 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이면 짧은 애니메이션 한 편을 뚝딱 만들 수 있었다.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에서는 다른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 출품했을 때처럼 본선에 오를 수 있을까? 상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왜냐하면 출품된 모든 작품이 본선에 올라서 상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출품되었던 모든 작품이 상영된다고 해도 전부다 관람하는데 1시간이면 충분했다.
상영되는 작품들 중에는 노잼인 작품도 있었으나 잠시 눈을 감으면 금새 지나가 있기도 했다.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에서는 참여한 모든 창작자가 자신의 애니메이션을 많은 사람들과 관람하며 창작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애니메이션 행사들이 더 많이 열려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작품을 만들고 순수한 창작의 기쁨을 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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